롱코비드 브레인포그, 즉 롱코비드를 앓고 난 뒤 머리가 멍하고 집중이 안 되는 증상을 겪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 증상을 뇌 영상에서 직접 확인한 연구는 그동안 드물었다.
캐나다 토론토 중독정신건강센터(CAMH) 연구팀이 롱코비드 환자 24명의 뇌를 PET로 촬영해, 도파민을 내보내는 신경 말단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2026년 9월 21일 국제학술지 eBioMedicine에 실린 결과다.[1]
롱코비드 브레인포그, 뇌 스캔에서 무엇을 확인했나
연구팀은 롱코비드 환자 24명과 나이를 맞춘 건강한 사람 24명의 뇌를 PET로 촬영해 비교했다. PET는 소량의 방사성 표지자로 조직의 활동량을 보여주는 검사다.[1]
이번에 잰 것은 도파민 신경 말단 안의 VMAT2 수치였다. 선조체 세 부위 모두에서 롱코비드 환자군의 수치가 건강한 대조군보다 16~20% 낮았다.[1]
숫자로 확인된 차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롱코비드 브레인포그가 막연한 호소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흔적을 남긴다는 뜻이기 때문이다.[1]
그동안 브레인포그를 다룬 연구 대부분은 설문지로 증상의 정도만 물었을 뿐, 뇌 안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3]
롱코비드 브레인포그와 도파민, 왜 연결되는가
도파민은 보상과 움직임에 관여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지만, 동기 부여와 작업 기억에도 관여한다. 이 신경이 줄면 여러 기능이 한꺼번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2]
연구팀은 뇌 부위별로 증상을 나눠 연결했다. 복측 선조체 수치가 낮을수록 의욕 저하가, 등쪽 조가비핵이 낮을수록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이, 꼬리핵이 낮을수록 기억력 저하가 나타났다.[1]
단백질 하나를 되돌려 늙은 쥐의 뇌 변화를 되돌린 연구에서도 신호 하나가 망가지자 여러 기능이 함께 흔들리는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2]
이 결과가 진료 현장에 자리 잡으면, 의료진이 브레인포그를 호소하는 환자에게 검사 결과가 정상이니 괜찮다고만 말하는 대신 구체적인 설명 근거를 하나 갖게 되는 셈이다.[2]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나
이 연구는 제프리 마이어 수석연구원과 대학원생 리우위한이 이끌었다. PET를 쓴 이유는 일반 MRI로는 잡히지 않는 미세한 화학적 변화까지 볼 수 있어서다.[1]
연구비는 캐나다보건연구원(CIHR)이 지원했다. 마이어 연구원이 도파민 기능을 돕는 라사길린·티라민 관련 방법에 특허를 출원한 상태라는 사실도 함께 공개됐다.[2]

마이어 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두고 롱코비드에 도파민 신경세포 손실이 실제로 동반된다는 “확실한 근거”라고 설명했다.[2]
코로나19 이후 브레인포그, 얼마나 흔한가
브레인포그는 롱코비드에서 보고되는 여러 증상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연구마다 정의와 측정 방법이 달라 빈도도 크게 갈린다.[3]
2026년에 나온 대규모 메타분석은 코로나19 확진자 200만 명 이상, 연구 429건을 모아 롱코비드 전체 발생률을 36%로 추정했다. 그중 브레인포그만 따로 보고된 비율은 약 4%, 기억력 저하는 약 11%였다.[3]
피로와 브레인포그는 비타민B12 부족처럼 치료 가능한 다른 원인과도 겹치므로, 흔한 원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3]
| 항목 | 내용 |
|---|---|
| 연구 설계 | 롱코비드 환자 24명 대 나이를 맞춘 건강한 대조군 24명, 단일 기관 |
| 도파민 지표 변화 | 선조체 세 부위 모두에서 VMAT2 16–20% 감소 |
| 롱코비드 전체 발생률 | 200만 명 규모 메타분석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의 36% |
| 브레인포그 단독 보고율 | 연구 27건을 모은 결과 약 4% |
| 다음 계획 | 몇 달 안에 도파민 기능을 높이는 치료의 임상시험 시작 예정 |
치료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이번 손상 양상이 다른 도파민 관련 질환과 비슷해, 연구팀은 유니버시티헬스네트워크(UHN)와 함께 도파민 기능을 높이는 치료를 시험하는 임상시험을 몇 달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2]
마이어 연구원은 “도파민 신경의 기능을 보강하는 약물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유망한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방법이 실제 롱코비드 환자에게 통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2]
이 연구의 한계
이번 연구는 규모가 작고 한 기관에서만 진행됐다. 결과를 치료 방침에 반영하려면 더 크고 다양한 환자군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1]
이 설계로는 도파민 변화가 증상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아니면 신경 말단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저장 기능만 떨어진 것인지 구분할 수 없다.[1]
이번 연구는 감염된 코로나19 변이나 백신 접종 여부, 재감염 횟수처럼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를 따로 나누어 분석하지 않았다. 이런 요인이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1]
촬영이 감염 이후 한 시점에서만 이뤄져 이 변화가 오래가는지, 회복하면서 사라지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 더 큰 임상시험이 나오기 전까지 롱코비드 브레인포그를 이 방법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1]
다른 연구와 비교하면 — 도파민 손상의 규모
도파민 신경이 줄어드는 현상 자체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파킨슨병에서는 선조체 도파민 말단의 70~80%가 사라진 뒤에야 움직임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이 기준과 비교하면 이번에 확인된 16~20% 감소는 훨씬 작은 폭이다. 신경이 완전히 망가지는 파킨슨병 같은 과정이라기보다, 부분적이고 가벼운 손상에 가깝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롱코비드 브레인포그는 다른 감염병 이후에도 반복돼 온 패턴과도 닮아 있다. 전염성 단핵구증 같은 질환을 앓은 뒤 피로와 인지 저하가 이어지는 사례는 예전부터 보고돼 왔다.
근육통성 뇌척수염, 만성피로증후군(ME/CFS) 연구자들도 수십 년째 공통된 뇌 기전을 찾아왔지만, 아직 하나로 확정된 원인은 없다.
이런 역사를 놓고 보면, 이번 연구는 손상의 크기보다 특정 회로 하나를 구체적으로 짚어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이전의 감염 후 피로 연구들은 이렇게 하나의 회로를 짚어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가 남긴 다음 과제
PET로 도파민 신경을 직접 재는 방법은 파킨슨병 연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쓰여 왔지만, 롱코비드 환자를 대상으로 이렇게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에 가깝다.[1]
이번 발견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롱코비드 브레인포그 전체를 설명하려 하지 않고, 확인 가능한 회로 하나로 범위를 좁혔기 때문이다. 범위를 좁힌 만큼 치료법도 이 회로를 겨냥해 구체적으로 시험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앞으로 롱코비드 브레인포그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생체표지자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진단이 전적으로 환자의 호소에 의존하지만, 뇌 영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지표가 쌓이면 진단과 치료 판정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2]
이런 이유로 이번 연구는 발표 직후 관련 학계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같은 방법을 다른 연구팀이 재현할 수 있는지가 다음 관심사로 떠올랐다.[2]
재현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한 기관의 결과만으로는 이 소견이 롱코비드 환자 전반에 적용되는지, 이번 24명에게만 나타난 특이한 결과인지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검증에는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그 과정을 거쳐야 브레인포그를 확인하는 도구로 실제 진료에 쓸 수 있을지 판가름이 난다.[1]
참고문헌
- Liu Y, Meyer JH, et al. “Dopamine-releasing neuron injury in long COVID.” eBioMedicine, Vol. 130, Article 106339 (2026년 9월 21일).
- 캐나다 중독정신건강센터(CAMH). “New Study Provides First Evidence of Dopamine System Injury in the Brain of Long COVID Patients” (2026년 9월).
- “Global Prevalence of Long COVID, Its Subtypes, and Risk Factors: An Updated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pen Forum Infectious Diseases (2026).
- Cheng HC, et al. “Imaging of Dopamine in PD and Implications for Motor and Neuropsychiatric Manifestations of PD.” Frontiers in Neurology (2013).
이 글은 영문 원문의 한국어 번역본입니다: Long COVID Brain Fog, New Brain Scans Point to Dopamine Neuron Dam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