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노화, 적어도 쥐 실험에서는 이름도 낯선 단백질 하나가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샤먼대 연구팀은 시상하부의 한 영역에서 메닌이라는 단백질이 나이가 들며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되살리자 노화의 여러 징후가 동시에 되돌아갔다. 2026년 9월까지 이어진 후속 연구는 이 단백질이 기억력 저하, 피부 노화, 골밀도 감소를 잇는 하나의 공통 스위치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국내에서도 치매를 늦추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뇌의 특정 부위 하나가 몸 전체의 노화 속도에 관여한다는 이번 결과는 향후 연구 방향을 가늠하는 데 참고할 만하다.
뇌 노화, 나이 들며 줄어든 시상하부 단백질
연구를 이끈 렁리거 교수팀은 전신 대사를 조절하는 배쪽안쪽시상하부에 주목했다. 이 부위의 특정 신경세포에서만 메닌 수치가 나이와 함께 감소했다[1]. 주변의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는 같은 변화를 보이지 않아, 이번 감소가 영역 전체가 아니라 특정 세포에 국한된 현상임을 시사했다.
메닌 감소가 노화를 실제로 일으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뇌 영역에서만 메닌을 제거한 쥐를 만들었다. 어린 쥐인데도 메닌이 없으면 염증 증가, 골밀도 저하, 피부 얇아짐, 인지 기능 저하, 수명 단축이라는 노화의 특징이 그대로 나타났다[1].

뇌 노화, 메닌을 되돌리자 나타난 변화와 세린의 역할
반대 실험도 이어졌다. 생후 20개월 된 늙은 쥐의 시상하부에 메닌 유전자를 전달하자, 30일 뒤 피부가 두꺼워지고 골밀도가 높아졌으며 학습, 기억, 균형 감각 검사 점수도 좋아졌다[1]. 수명도 함께 늘었지만, 이 전신 효과가 어떤 경로로 나타나는지는 아직 규명 중이다.
메닌이 줄면 학습 시 신경 연결을 조정하는 아미노산인 세린 공급도 함께 줄었다. 늙은 쥐에게 3주간 세린을 먹는 물에 타서 주자 인지 검사 점수는 좋아졌지만, 메닌을 되돌렸을 때 나타난 피부·뼈 개선은 재현되지 않았다[1]. 이 차이는 중요하다. 세린과 메닌은 서로 대체할 수 없으며, 보충제 하나로 메닌 경로 전체를 고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2023년 이후 새로 쌓인 연구들
메닌 연구는 2023년 처음 발표됐고, 이후 연구들은 이 그림을 뒷받침하거나 복잡하게 만들었다. 2024년 세포 실험에서는 이타코네이트라는 물질이 메닌 수치를 높여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인한 해마 세포 손상을 막았다는 결과가 나와, 다른 실험 환경에서도 메닌의 보호 효과가 확인됐다[2]. 같은 해 셀 메타볼리즘에 실린 연구는 시상하부의 또 다른 신경 회로를 자극하면 쥐 수명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보여, 뇌와 몸 사이 신호 전달이 노화에 관여한다는 큰 그림을 뒷받침했다[3].
가장 최근인 2026년 9월 16일 알츠하이머병저널에 실린 연구는 세린의 원료인 L-세린을 강화한 먹이를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에게 준 실험이다. 이 먹이는 해마의 새 신경세포 생성을 부분적으로 회복시켰지만, 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은 줄이지 못했다[4]. 2025년 다른 알츠하이머 모델 연구에서는 오히려 세린 수치가 일찍 높아지는 것이 신호 전달 이상과 함께 나타나, 세린의 효과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도 드러났다[5].
| 항목 | 내용 |
|---|---|
| 어린 쥐에서 메닌 제거 | 염증 증가, 골밀도 저하, 피부 얇아짐, 인지 저하, 수명 단축 |
| 20개월 된 쥐에서 메닌 복원(30일 후) | 피부·골밀도 개선, 학습·기억·균형 점수 향상, 수명 연장 |
| 세린을 물에 타서 3주 섭취 | 인지 검사 점수만 개선, 피부·뼈 개선 없음 |
| 2026년 L-세린 강화 먹이(알츠하이머 모델) | 해마 신경세포 생성 부분 회복, 아밀로이드 축적은 그대로 |
| 2016년 사람 대상 세린 시험(50명) | 여러 인지 검사 중 1개만 개선, 기분·다른 기억 검사는 효과 없음 |
뇌 노화 연구에서 아직 증명되지 않은 것들
2016년 진행된 소규모 시험에서 건강한 노인 50명에게 세린을 한 차례 투여했더니 여러 인지 검사 중 단 하나에서만 개선이 나타났고, 기분이나 다른 기억 검사에는 효과가 없었다[6]. 지금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 이 실험이 가장 근접한 것이며, 세린이 노화를 늦추거나 장기적인 기억력을 개선하거나 노인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앞서 소개한 극적인 결과, 즉 두꺼워진 피부와 뼈, 좋아진 기억력, 늘어난 수명은 모두 특정 뇌 영역의 유전자 하나를 조작한 쥐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의 메닌 수치도 같은 방식으로 줄어드는지, 이 경로를 되살리는 것이 사람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는 현재 연구로는 답할 수 없다. 지금은 유망한 연구 대상이지 치료법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사람의 시상하부를 유전자 조작으로 건드리는 치료는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워, 이번 발견이 실제 치료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별도의 안전성 검증이 필요하다.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것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독자에게 정직한 답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세린 보충제는 시중에서 팔리고 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효능 자료는 부족하고, 대두·달걀·생선·견과류처럼 L-세린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은 이번 실험에서 쓰인 처치와는 다르다. 몸이 L-세린을 D-세린으로 바꾸는 과정을 거쳐야 하고 두 형태가 뇌에서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단단한 결론은, 이미 사람 대상 근거가 탄탄한 수면·심혈관 건강·신체 활동과 함께 시상하부 신호 전달이 건강한 노화 연구의 새로운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해서는 저희가 다룬 여가 운동과 치매 위험 24% 감소를 다룬 이전 기사도 참고할 만하다.
치매 예방을 위해 지금 확인된 방법과는 어떻게 다른가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노화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지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늦추는 것으로 이미 널리 확인된 습관, 즉 규칙적인 유산소·근력 운동, 충분한 수면,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사회적 교류와는 성격이 다른 이야기다. 이런 습관들은 메닌 연구와 무관하게 이미 여러 대규모 인구 집단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효과가 확인된 것들이다. 반면 메닌·세린 경로는 아직 쥐 실험 단계이며,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실천법으로 이어지려면 최소 몇 년 이상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기초 연구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는 첫 단계는 대개 이런 동물 실험에서 시작되며, 오늘 밝혀진 경로가 10년 뒤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지금 시점에서 독자가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은, 이미 근거가 탄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이런 기초 연구의 후속 소식을 지켜보는 것이다.
참고문헌
- Leng et al. Hypothalamic Menin regulates systemic aging and cognitive decline, PLOS Biology, 2023년 3월 16일.
- Liang et al. Itaconate inhibits corticosterone-induced necroptosis and neuroinflammation via up-regulating menin, Journal of Physiology and Biochemistry, 2024.
- Tokizane et al. DMHPpp1r17 neurons regulate aging and lifespan in mice through hypothalamic-adipose inter-tissue communication, Cell Metabolism, 2024.
- Than-Trong et al. L-serine-enriched diet restores impaired adult neurogenesis in the hippocampus of 3xTg-AD mice,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2026년 9월 16일.
- Billard et al. Early involvement of D-serine in β-amyloid-dependent pathophysiology, Cellular and Molecular Life Sciences, 2025.
- Avellar et al. The effect of D-serine administration on cognition and mood in older adults, Oncotarget, 2016.
- ScienceDaily. Scientists restore a brain protein and reverse signs of aging in mice, 2026년 9월 18일.
이 글은 영문 원문의 한국어 번역본입니다: Brain aging, how restoring one hypothalamic protein reversed several signs in old mi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