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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나이트호크 r2, 1초에 양자 회로 10만 개를 돌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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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나이트호크 r2, 이번 달 IBM 퀀텀 플랫폼에 올라온 새 양자 프로세서입니다. 회사가 앞세운 숫자는 큐비트 개수가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큐비트는 120개로, 나란히 운영 중인 헤론(Heron) 프로세서의 156개보다 오히려 적습니다.

대신 IBM이 내세운 것은 처리량입니다. 초당 10만 개가 넘는 회로를 실행하며 헤론의 25배라는 것입니다.

이 분야는 10년 넘게 큐비트 개수로 경쟁해 왔고 보도도 그 숫자를 기준으로 삼아 왔습니다. IBM은 이번 발표에서 그 기준이 잘못 잡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단계의 기계에서 실제 제약은 한 시간 동안 쓸모 있는 계산을 얼마나 끝내느냐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성질에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질문에 한 번 답하지 않습니다. 같은 계산을 수천 번 되풀이해 답의 분포를 읽으며, 실제 걸리는 시간의 대부분은 다음 시도를 준비하는 데 들어갑니다.

희석 냉동기 안의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를 다루는 연구원들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는 절대영도보다 100분의 1도 정도 높은 온도까지 내려가는 희석 냉동기 안에 매답니다. 사진: FMNLab, CC BY 4.0, 위키미디어 커먼즈.

IBM 나이트호크 r2, 시간은 계산보다 준비에 쓰인다

양자 프로그램은 회로라고 부릅니다. 큐비트에 연산을 하나씩 차례로 걸고 마지막에 값을 읽는 구조인데, 이때 거는 연산 하나하나를 게이트라고 합니다. 한 번 실행하면 표본 하나가 나옵니다.

결과가 확률로 나오므로 쓸 만한 값을 얻으려면 같은 회로를 수천 번에서 수백만 번 돌려 통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 모든 실행은 같은 상태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첫 게이트를 걸기 전에 모든 큐비트가 에너지를 가장 적게 가진 상태에 있어야 하는데, 이 상태를 바닥상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측정이 끝난 큐비트는 측정 결과에 따라 다른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다음 실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것을 바닥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헤론은 조건부 리셋이라는 방법을 씁니다. 큐비트를 측정해서 에너지가 높은 쪽으로 읽히면 펄스를 걸어 도로 내리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에는 약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측정이 틀리면 되돌리는 동작도 함께 틀린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큐비트가 계산에 쓰는 두 상태, 곧 0과 1 어느 쪽도 아닌 다른 에너지 상태로 벗어나 버리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측정해도 0인지 1인지 나오지 않으므로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은 기다립니다. 큐비트가 스스로 바닥상태로 내려갈 때까지 회로와 회로 사이를 수백 마이크로초 동안 비워 둡니다. 헤론이 초당 4,000개 정도에서 멈추는 이유이고, 예약해 둔 시간의 대부분을 계산이 아니라 대기로 보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나이트호크 r2는 이 대기 시간을 짧으면 1마이크로초까지 줄였습니다. 25배라는 숫자는 여기서 나옵니다.

IBM 헤론과 나이트호크 r2 양자 프로세서 비교표
IBM이 2026년 8월 31일 공개한 값을 정리했습니다. 제3자 검증을 거친 수치가 아니라 IBM 자체 측정값입니다. 출처: IBM Quantum.

측정해서 되돌리는 대신 에너지를 빼낸다

나이트호크 r2는 큐비트를 측정해 고치는 대신 에너지를 빼냅니다. IBM은 이 장치를 소산형 리셋 소자라고 부릅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큐비트마다 조절 가능한 커플러가 하나씩 붙어 차가운 환경으로 이어지고, 그 커플러를 켜면 큐비트의 에너지가 빠져나갈 통로가 열립니다.

눈여겨볼 값은 T1입니다. 큐비트가 에너지를 잃기까지 걸리는 시간인데, 일반 동작 중에는 중앙값이 약 200마이크로초입니다. 리셋 커플러를 켜면 실효 T1이 약 25나노초로 내려가고, 큐비트는 거의 즉시 바닥상태에 도달합니다.

빠르기만 해서는 쓸모가 없고 두 가지 성질이 더 필요했습니다. 하나는 한 큐비트를 리셋해도 옆 큐비트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나이트호크는 정사각 격자를 쓰기 때문에 대부분의 큐비트가 이전 배치의 두세 개가 아니라 네 개의 이웃과 연결돼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정확도입니다. 측정해서 고치는 대신 실제로 식혀서 내리므로 출발 상태가 더 깨끗해집니다. IBM은 소자 전체에서 초기화 오류가 약 25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게이트 정확도를 내주고 얻은 속도도 아닙니다. IBM은 더 높은 속도로 돌리면서도 두 큐비트 게이트 정확도가 헤론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조건이 성립해야 속도 향상이 뜻을 갖습니다.

대신 하드웨어 부담이 큽니다. 프로그래밍 가능한 큐비트 120개 뒤에 전용 커플러 218개와 독립 리셋 소자 120개가 붙어, 물리 양자 소자가 모두 458개입니다. IBM은 제작과 제어 관점에서 이 추가 소자들이 큐비트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며, 나이트호크 r2가 회사가 생산에 투입한 프로세서 가운데 가장 복잡하다고 밝혔습니다.

리셋은 회로와 회로 사이뿐 아니라 회로가 실행되는 도중에도 작동합니다. 오류 정정을 연구하는 쪽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빨라져서 달라지는 것과 달라지지 않는 것

IBM이 함께 공개한 결과는 새로운 능력이라기보다 처리량이 만들어 낸 효과입니다. 올해 초 보고된 중성자 산란 시뮬레이션이 그런 경우입니다.

중성자 산란은 물질에 중성자를 쏘아 안에 있는 원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내는 실험이고, 시뮬레이션은 그 결과를 미리 계산해 보는 작업입니다. 실행 속도가 오르면서 12배 빨라졌고, 실험실에서 측정한 값과 직접 맞춰 볼 수 있는 그래프를 약 60초 만에 얻었습니다.

양자 우위를 확인할 때 쓰는 실험도 이 칩에서 다시 돌렸습니다. 기존 컴퓨터로는 사실상 풀 수 없는 문제를 골라 놓고, 계산이 제대로 실행됐는지 스스로 검증하는 절차를 함께 넣은 실험입니다. 시카고대학과 함께 개발했고 이름은 도핑 클리퍼드 표본추출입니다.

확률적 오류 증폭이라는 기법도 함께 썼습니다. 오류를 일부러 키워 놓고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측정해 원래 값을 역산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해서 게이트 7,500개가 넘는 회로에서도 계산 결과값을 정확히 추정했고, IBM이 2026년 목표로 적어 둔 항목이 이것입니다.

더 큰 쪽은 오류 정정입니다. 오류 정정 절차는 보조 큐비트를 한 번의 실행 안에서 여러 번 측정하고 되돌려 쓰는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빠르고 독립적이며 이웃을 건드리지 않는 리셋이 있으면 보조 큐비트를 한 번 쓰고 버리는 대신 계속 다시 쓸 수 있습니다. 나이트호크의 역할이 양자 우위 실험용 장비에서 오류 정정 시험대로 옮겨 간 셈입니다.

이후 일정도 공개돼 있습니다. 올해 쿠카부라는 qLDPC 메모리에 정보를 저장하고 붙어 있는 논리 처리 장치로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2027년 코카투는 모듈끼리 얽힘을 만들며, 2029년 스탈링은 논리 큐비트 200개로 게이트 1억 개를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다음 블루제이는 논리 큐비트 2,000개를 겨냥합니다.

오류를 잡는 방식도 바꾸고 있습니다. 여기서 부호란 큐비트 여러 개를 한 묶음으로 써서 오류를 찾아내고 고치는 규칙을 말합니다.

IBM은 자사가 개발에 참여한 표면 부호에서 qLDPC 부호로 옮겨 가고 있으며, 이렇게 하면 같은 계산에 필요한 물리 큐비트 수를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구글은 표면 부호에 남았습니다. 구글의 윌로(Willow) 연구가 근거인데, 오류 정정에 큐비트를 더 넣을수록 오류율이 함께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려간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했습니다. 이 분야에서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두 프로그램이 서로 다른 부호를 골랐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보도자료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번 발표의 한계도 적어 둡니다. 수치는 전부 IBM 자체 측정값입니다. 리셋이 빨라지면 초기화 오류는 줄지만 게이트 오류는 그대로인데, 대부분의 회로에서 오차의 주된 원인은 게이트 쪽입니다. 그리고 물리 큐비트 120개는 오류를 스스로 견디는 기계와는 아직 거리가 멉니다.

그래도 이 발표가 바꾸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를 정직하게 재는 기준이 단위 시간당 쓸모 있는 계산량이라면, 큐비트를 서른 개 더 붙인 칩보다 같은 회로를 25배 더 돌리는 칩이 더 큰 진전입니다. 연산 소자를 늘리는 대신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는 쪽에서 성과가 나오는 흐름은 칭화대의 인메모리 광컴퓨팅 칩에서도 같은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전시장에 놓인 IBM Q 양자컴퓨터의 금색 냉각 구조물
금색 구조물은 프로세서가 아닙니다. 제어 신호를 아래로 내려보내는 배선과 냉각 장치이고, 실제 칩은 맨 아래에 있는 몇 밀리미터 크기의 조각입니다. 사진: Lars Ploughman, CC BY-SA 2.0, 위키미디어 커먼즈.

참고 자료

IBM Quantum Blog, IBM Quantum Nighthawk r2 – more circuits, faster, 2026년 8월 31일 · Martiel et al., Sampling hard circuits with verifiably high fidelity, arXiv:2607.25941 · IBM Quantum Blog, 대규모 오류 정정 양자컴퓨팅 로드맵 · The Quantum Insider, 2026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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