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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십 14차 비행, 스페이스X가 열세 번 만에 처음으로 궤도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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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스페이스X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서류 한 건을 냈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신청서입니다. 스타십 14차 통합 비행시험 동안 2200~2290MHz 대역, 즉 발사체 원격측정에 쓰는 주파수를 쓰게 해달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읽으면 이 문서는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의 어떤 FCC 서류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합니다. 궤도 진입, 이어서 위성 분리, 그리고 궤도이탈 분사까지를 비행 계획으로 적어 놓았습니다. 스타십은 지금까지 열세 번을 날았지만, 지구를 한 바퀴 돈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건 빠뜨린 게 아니라 스페이스X가 일부러 내린 결정이었고 수년간 지켜온 원칙이었습니다. 그 원칙을 이제 스스로 내려놓는다는 것이, 스타십이 실험 단계를 마치고 실제 발사체가 되기 시작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입니다.

스타십 점화
이전 통합 비행시험에서 점화하는 스타십. 사진: Steve Jurvetson,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2.0.

서류 한 장이 조용히 바꿔 놓은 비행 계획

이번에 낸 것은 특별임시허가(STA) 신청으로, 한 번의 발사에 대해 특정 비행 구간의 통신을 허가받는 절차입니다. 결정적인 단서는 표현에 있습니다. 이전 스타십 STA들은 상승과 짧은 관성비행 구간만 다뤘는데, 이번 문서는 FCC 용어로 “궤도 및 재진입 운용 구간”을 포함합니다.

8월 20일 조종사들에게 배포된 FAA 공역 공지에는 9월 15일이 “가장 이른 날짜”로 적혀 있었습니다. 스페이스X가 공개적으로 확정한 적은 없고, 이 프로그램에서 날짜가 뒤로 밀린 전례는 아주 많습니다.

중요한 건 FCC 허가가 발사를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발사와 재진입 허가는 1984년 상업우주발사법에 따라 FAA의 권한이며, 14차 비행에 대한 그 심사는 지금까지 스타십에 내준 어떤 승인보다 성격이 다릅니다.

이전 열세 번의 비행에서는 안전 분석이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중간에 무엇이 고장 나든 결국 바다에 떨어지는 궤적이었습니다. 궤적 자체가 위험의 상한선을 정해 준 셈입니다.

궤도 비행은 그 보장을 없앱니다. Ship41호가 궤도속도에 도달한 뒤 궤도이탈 분사가 늦거나, 이르거나, 아예 실패하면 길이 52m짜리 스테인리스 기체가 정해진 낙하지점 없이 궤도경사각 아래 모든 위도를 지나가게 됩니다.

FAA가 지금 마쳐야 하는 것이 바로 그 분석입니다. 그리고 8월 4일 실적발표에서 일론 머스크가 언급한 8월 말 발사 창이 뒤로 밀린 이유도, 하드웨어의 새로운 문제라기보다 이 심사 속도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이 서류가 무엇을 증명하고 무엇을 증명하지 않는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 대상 발언이 아니라 규제 절차를 통해 의도를 밝혔다는 점은 증명합니다. 준비가 끝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열세 번의 비행이 일부러 궤도속도 아래 머문 이유

준궤도 포물선과 궤도의 차이는 높이가 아니라 속도의 문제입니다. Ship41호는 랩터 진공 엔진의 추력을 충분히 오래 유지해 초속 약 7.8km, 시속 약 2만 8000km에 도달해야 합니다. 지구로 떨어지는 힘과 옆으로 나아가는 힘이 서로 상쇄되는 속도입니다.

거기 도달하는 것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이후 관성비행 구간의 극저온과 진공 속에서 같은 엔진을 다시 점화해 궤도이탈 분사를 해야 하고, 그 타이밍이 인도양 착수 지점과 맞아야 합니다.

7월 24일 13차 비행의 유일한 1차 목표가 바로 그 재점화였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중요했는지는 이제 분명합니다. 명령대로 다시 내려올 수 있다는 확인 없이 기체를 궤도에 올리는 조직은 없습니다.

12차 비행은 상승 중 진공 엔진 하나를 잃어 재점화 자체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13차 비행은 Ship40호의 관성비행 구간에서 그것을 해냈고, 그 순간 궤도 비행 계획에 대한 마지막 기술적 반론이 사라졌습니다.

스타십 상승
이전 통합 비행시험에서 상승하는 스타십. 사진: Osunpokeh,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SA 4.0.

Ship41호를 이번 임무에 맞춰 검증하는 데는 8월 매시즈 시험장에서 두 번의 정지연소가 필요했습니다. 8월 19일에는 엔진 하나만 점화해 궤도이탈 분사를 모사했습니다. 이번 임무에서 운용상 가장 결정적인 점화입니다.

8월 21일에는 랩터 6기가 동시에 60초 전체 시간 동안 연소했고, 이것이 기체의 마지막 주요 사전 검증이었습니다. 부스터 21호는 8월 28일 33기 엔진 전체 시간 정지연소로 자기 몫의 관문을 통과했습니다.

가는 길에 접어 둔 목표도 하나 있습니다. 7월 24일 Ship40호의 착수 위치가 메카질라의 젓가락 팔로 잡을 수 있을 만큼 정밀했다는 사후 분석이 나오면서, 14차 비행에 타워 포획을 넣는 계획이 잠시 검토됐습니다.

머스크는 8월 20일 이를 되돌리며 포획은 “몇 달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회수한 기체의 첫 재비행 시점은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로 잡았습니다. 이유는 이번에도 공학적 의심보다 규제 순서로 보입니다. 타워 포획은 궤도속도에 가깝게 돌아오는 기체의 착륙장으로 스타베이스 자체를 FAA가 승인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4차 비행은 원래 두 목표 중 단순한 쪽만 수행합니다. 12차 비행 이후 모든 비행이 그랬듯 인도양에 착수합니다. 발사는 궤도발사대 2번에서 이뤄집니다. 1번 발사대가 2027년까지 개보수에 들어가 올해 남은 기간에는 2번이 유일한 발사대입니다.

포획이 왜 경제적으로 중요한지는 Ship40호의 사정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크리스마스섬 인근 바다에서 기체를 건져 올렸고, 8월 말 기준으로 해상 운송으로 텍사스에 돌려보내는 중입니다. 몇 달이 걸리는 여정입니다. 월 단위 발사 주기는 이런 방식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한 번의 비행에 걸려 있는 것들

탑재물은 스타링크 V3 위성 약 20기입니다. 이 위성들 때문에 궤도 진입 여부가 학술적인 질문에 그치지 않습니다. 13차 비행도 20기를 실었지만 궤도에 오르지 못해 위성들이 기체와 함께 다시 내려왔고, 운용 중인 위성망에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궤도에서 작동 중인 스타링크 위성 약 1만 1078기는, 누적 발사 1만 2881기 가운데 남은 물량인데, 전부 팰컨9이 올린 V1 또는 V2 미니입니다. V3는 아직 단 한 기도 올라가 있지 않습니다.

V3는 성격이 다른 하드웨어입니다. 위성 한 기당 하향 1Tbps 이상, 상향 200Gbps 이상으로 설계됐습니다. V2 미니의 하향 약 80Gbps와 비교됩니다. 여기에 지상국을 거치지 않고 위성끼리 데이터를 넘기는 레이저 링크가 들어갑니다.

스타링크 위성
지상에서 촬영한 스타링크 위성 행렬. 사진: Jakub Halun,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4.0.

V3를 가득 실은 스타십 한 번의 비행은 약 60Tbps의 신규 망 용량을 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팰컨9 스타링크 임무 한 번이 기여하는 양의 스무 배가 넘습니다. 현재 운용 중인 스타링크 위성망 전체 용량이 약 450Tbps입니다.

게다가 이 위성들은 다른 방법으로는 올릴 수가 없습니다. 한 기 무게가 약 2000kg이라 팰컨9의 지름 5.2m 페어링에 경제적으로 들어가지 않고, 애초에 스타십의 지름 9m 탑재실에 맞춰 설계됐습니다.

이 의존관계는 스페이스X 자신의 S-1 증권신고서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2026년 6월 나스닥 상장(종목코드 SPCX)에 앞서 제출한 이 문서는, 회사의 성장 전략이 발사 빈도와 탑재 능력을 늘리는 데 달려 있고 그것은 다시 스타십을 규모 있게 개발하는 데 달려 있다고 밝힙니다.

돈의 흐름은 더 촘촘하게 물려 있습니다. 스타링크는 2026년 1분기에 약 32억 6000만 달러를 벌었고 이는 스페이스X 분기 매출의 약 69%입니다. 그 현금이 다시 스타십 개발을 떠받칩니다.

또 하나의 시계도 돌고 있습니다. 나사의 아르테미스 계획은 스타십이 안정적 궤도 진입, 이어서 탱커와 저장고 사이의 궤도상 추진제 이송, 그다음 무인 달 착륙을 차례로 보여줄 것을 요구합니다. 각 단계는 앞 단계가 끝나야 시작됩니다.

2026년 7월 23일 공개된 미국 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스페이스X가 유인착륙시스템 주요 일정에서 원래 계획보다 1년 이상 늦었다고 지적하며 랩터 엔진 개발을 주요 위험으로 꼽았습니다.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다시 세울 아르테미스 IV는 현재 2028년 초를 목표로 합니다.

이와 별개로 스페이스X는 7월 6일 3세대 위성 최대 10만 기에 대한 FCC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지금 궤도에 있는 수의 거의 열 배입니다. 별도 절차로 오래 걸리겠지만, 회사가 향하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보여 줍니다.

주파수 신청서 한 장이 이 모든 것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14차 비행은 여전히 FAA 승인이 필요하고, 스타십의 날짜는 늘 약속이 아니라 하한선이었습니다. 다만 이 서류가 알려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일부러 멈춰 섰던 열세 번의 비행 끝에, 스페이스X는 이제 이 기체가 궤도에 머물 준비가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자료

  • Gene, “SpaceX tells the FCC that Starship Flight 14 is going to orbit,” Teslarati, 2026.9.1.
  • Zachary Chambers, “Starship Flight 14: FCC Filing Confirms First Orbital Profile, FAA Approval Remains,” Tech Times, 2026.9.2.
  • FCC 실험국 면허 시스템, 2026년 8월 31일자 특별임시허가(STA) 신청서.
  • 미국 회계감사원(GAO), 아르테미스 유인착륙시스템 일정 관련 보고서, 2026.7.23.
  • 스페이스X S-1 증권신고서(2026년 6월 나스닥 상장 이전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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